성균관대 서베이리시처센터 제1차 '한국인의 가치관' 조사 수행
- 통합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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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23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센터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220명을 대상으로 제1차 '한국인의 가치관' 조사를 수행했다. 조사는 9월 18일부터 9월 21일까지 전화조사(전화번호 무작위 생성(Random Digit Dialing, RDD))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응답 결과에는 가중치가 적용되었다.
주요 내용
1. “의례는 사라져도 가족은 모인다” 하지만 “11%는 명절이 아니라 연휴?”
2. “유교, 사회에 긍정적 영향” 69%…‘가부장·연고주의 강화’라는 병폐 지적도 절반
3. “예의·약속은 지키지만, 어른 말이 더 맞다?” 30%뿐
4. 보답은 도리 91%, ‘원칙보다 정(情)’ 46%…채용·인사에서 연고 ‘자연스럽다’ 33%
5. 국가를 위한 희생 감수…70대는 81%, 30대는 34%
6. “세상은 공정하다” 19%…그래도 54%가 “인과응보는 있다”고 믿어
1. “의례는 사라져도 가족은 모인다” 하지만 “11%는 명절이 아니라 연휴?”

“이번 추석에 차례 또는 성묘를 할 계획이 있느냐”와 “차례·성묘와 관계없이 가족이나 친척과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이 있느냐”를 함께 물은 결과, 응답자의 43%는 차례·성묘와 가족 모임을 모두 계획하고 있었고, 또 다른 43%는 차례·성묘 없이 가족 모임만 계획하고 있었다. 반면 차례·성묘는 하지만 가족·친척과 따로 시간을 보낼 계획은 없다는 응답은 4%였고, 차례·성묘와 가족 모임 모두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11%였다. 추석이 전통적 의례보다 가족과의 만남을 중심으로 의미가 바뀌고 있는 가운데, 차례·성묘와 가족 모임 모두 계획이 없다는 11%는 추석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2. “유교, 사회에 긍정적 영향” 69%…‘가부장·연고주의 강화’라는 병폐 지적도 절반


유교 사상이 현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응답자의 69%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반면,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31%였다. 유교적 가치관이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는 데 동의한 비율도 35%로, 유교 자체를 낡은 가치로 보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하지는 않았다.
유교의 긍정적 기능에 대한 평가도 절반을 넘었다. “유교적 가치관이 사람들 간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데 52%, “가족 구성원 간의 유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데 57%가 동의했다.
다만 유교의 부정적 측면에 대한 인식도 적지 않았다. “나이와 지위에 따른 위계질서를 강화한다”는 데 57%가 동의했고,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질서를 강화한다”는 응답은 50%, “혈연·지연·학연을 중시하는 연고주의를 강화한다”는 응답은 52%였다.
가부장제에 대한 인식에서는 성별과 연령에 따른 차이가 두드러졌다. 유교적 가치관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질서를 강화한다는 데 여성은 59%가 동의한 반면 남성은 42%였다. 연령별로는 30대가 60%로 가장 높았고, 70세 이상은 31%로 두 집단 간 약 29%포인트의 차이가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유교를 낡은 가치로 보는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위계질서·가부장제·연고주의를 강화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아 유교의 긍정적 기능과 한계를 함께 인식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3. “예의·약속은 지키지만, 어른 말이 더 맞다?” 30%뿐

전통적 가치관에 대한 태도는 가치의 성격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약속과 예절, 배려처럼 개인이 지켜야 할 덕목에는 높은 공감대가 형성된 반면, 나이에 따른 권위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동의가 나타났다.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려고 한다”는 응답은 93%, “상황에 맞는 예절을 지키려고 한다”는 응답은 91%였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면 돕고 싶어진다”는 응답도 77%였고, “지속적으로 배움을 통해 인격을 갖추려고 한다”는 데에는 68%가 동의했다.
반면 “나이가 많은 사람의 의견이 나이가 어린 사람의 의견보다 더 존중받아야 한다”는 데 동의한 비율은 30%에 그쳤다. 예의를 중시하는 태도가 곧 나이 자체에 더 큰 권위를 부여하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다.
4. 보답은 도리 91%, ‘원칙보다 정(情)’ 46%…채용·인사에서 연고 ‘자연스럽다’ 33%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시하는 태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나를 잘 챙겨준 사람에게는 그에 맞게 보답하는 것이 도리”라는 데에는 91%가 동의했지만, “원칙이나 규칙보다 사람 사이의 정(情)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응답은 46%였다. 관계에서의 보답에는 높은 공감대를 보이면서도, 정을 원칙이나 규칙보다 앞세우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공적 영역에서 연고가 작용하는 데 대한 수용도는 더 낮았다. “채용이나 인사에서 학연·지연·혈연이 어느 정도 작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데 동의한 비율은 33%였다. 사적인 관계에서의 보답은 중시하면서도, 관계나 연고가 원칙을 앞서거나 공적 영역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데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동의가 나타났다.
5. 국가를 위한 희생…70대는 81%, 30대는 34%


개인보다 공동체를 우선하는 가치에 대해서는 세대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개인의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는 데 전체 응답자의 57%가 동의했으며, 70세 이상은 81%, 60대는 73%로 높은 반면 18~29세는 40%, 30대는 34%에 그쳤다.
“개인의 이익보다 집단의 화합을 우선시한다”는 문항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전체 동의율은 47%였으며, 60대는 65%, 70세 이상은 64%로 높은 반면 18~29세는 37%, 30대는 29%였다.
두 문항 모두 60대 이상에서 동의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20~30대에서 낮게 나타나, 국가나 집단을 위해 개인의 희생이나 이익을 양보하는 데 대한 인식이 세대별로 뚜렷하게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6. “세상은 공정하다” 18.8%…그래도 54%가 인과응보는 있다고 믿어

사회 공정성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었다. “세상은 대체로 공정한 곳”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비율이 약 51%였다.
한편 “선한 일을 하면 복을 받고 악한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인과응보 관념에는 54%가 동의했다. 즉, 현실 사회는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면서도,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믿음은 여전히 한국인의 정서에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하면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유교적 가치관은 단순히 유지되거나 약화되는 한 방향의 모습이라기보다, 어떤 가치인가에 따라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양상에 가까웠다. 차례·성묘와 같은 의례에는 참여하지 않더라도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려는 응답은 높았고, 나이나 지위에 따른 권위와 공적 영역의 연고주의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동의가 나타난 반면 예의·약속·보답처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지탱하는 덕목에는 높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유교를 바라보는 시선도 비슷했다. 가족 유대와 원만한 인간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와 함께 위계질서·가부장제·연고주의를 강화한다는 인식이 동시에 나타났다. 전통적 가치 전체를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밀어내기보다는, 관계와 공동체를 유지하는 요소에는 의미를 두면서도 서열이나 특권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소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전통이 단순히 사라진다기보다 오늘날의 생활 방식과 가치 기준에 맞게 선택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국가·집단에 대한 태도에서 나타난 세대 간 격차는, 향후 국가가 국민에게 부담이나 희생을 요구하는 정책을 설계할 때 세대별 인식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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